우리가 만나고 싶었던, 바로 그 음악 스왈로우 [It] 2007년 2월,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을 하루 앞두고 선정 위원회가 수상자를 결정하는 회의를 가졌다. 늘 가장 큰 상인 '올해의 앨범'이 처절한 갑론을박의 대상이 되곤 했다. 하지만 이 해는 달랐다. 전체 선정위원을 대상으로 한 1차 투표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앨범이 있었기 때문이다. 이 결과에 딴지를 건다는 건, 말하자면 룩셈부르크 정도의 소국이 미국에게 시비를 거는 것과 다름없었 다. 하여, 2007년 대중음악상 '올해의 앨범'은 너무나 쉽게 결정됐다. 스왈로우의 두번째 앨범 [Aresco]였다. 허클베리핀의 리더 이기 용의 솔로 프로젝트인 스...(展开全部) 우리가 만나고 싶었던, 바로 그 음악 스왈로우 [It] 2007년 2월,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을 하루 앞두고 선정 위원회가 수상자를 결정하는 회의를 가졌다. 늘 가장 큰 상인 '올해의 앨범'이 처절한 갑론을박의 대상이 되곤 했다. 하지만 이 해는 달랐다. 전체 선정위원을 대상으로 한 1차 투표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앨범이 있었기 때문이다. 이 결과에 딴지를 건다는 건, 말하자면 룩셈부르크 정도의 소국이 미국에게 시비를 거는 것과 다름없었 다. 하여, 2007년 대중음악상 '올해의 앨범'은 너무나 쉽게 결정됐다. 스왈로우의 두번째 앨범 [Aresco]였다. 허클베리핀의 리더 이기 용의 솔로 프로젝트인 스왈로우는 그렇게 한국의 대중음악 전문가들에게 압도적으로 인정받았다. 햇수로 3년, 그 사이에 이기용은 허 클베리핀의 네번째 앨범을 냈다. 그리고 스왈로우의 세번째 앨범으로 돌아왔다. 허클베리핀의 데뷔가 1998년, 10년 만에 총 일곱 장의 앨범을 발표한 셈이다. 한국 인디 역사상 유래 없는 왕성한 창작력이다. 하지만 어느 한 장 허투루지 않았다. 허클베리핀의 데뷔 앨 범 <18일의 수요일>이 2년 전 각계각층의 음악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'한국대중음악 100대 명반'에 선정된 걸 포함해서 그간 발표한 여섯 장의 앨범은 단 한 번도 졸작, 아니 범작의 부류에 들어간 적이 없다. 다른 1세대 인디 밴드들이 그 음악성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부침을 겪어왔음을 떠올린다면, 적어도 꾸준함에 있어서는 허클베리핀과 스왈로우, 두 유닛을 이끌고 있는 이기용은 한국 프로야구의 삼성 라이온스 같은 존재다. 써놓고 보니 적절한 비유는 아니다. 올 시즌 삼성 라이온스는 실로 오랜만에 4강 진출에 실패했지만, 스 왈로우의 3집 [It]는 1집과 2집을 넘어서는, 또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앨범이기 때문이다. 스왈로우의 일관된 노선은 어쿠스틱이었다. 자신만의 포크를, 자신의 목소리로 부르고 싶어서 시작한 프로젝트였다. 1집은 딱 그 노선에 충실했다. 비트 해프닝, 피시만즈등 이기용 개인에게 영향을 미쳤던 음악들을 토대로 한 미니멀 사운드가 담겨있던 게 [Sun Insane]이었다. 코드는 단순했고 사운드는 투박했으며 노래는 오직 이기용의 목소리뿐이었다. 그리고 2집 [Aresco]에서는 역시 어쿠 스틱한 사운드라는 기조 하에 바이올린을 중심으로 한 풍성한 멜로디가 얹혀있는 앨범이었다. 그 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. 이름만 걸고 시작하다시피 했던 자체 레이블, 샤에서는 허클베리핀과 루네의 앨범을 냈다. 음악에만 전념하기 위해 홍대 앞에 '바 샤'라는 가게를 냈고, 이 가게는 뮤지션을 비롯한 문화계 인사들의 살롱이 됐다. 허클베리핀의 <환상...나의 환멸>이 밴드의 리더로서, 그 모습을 보 여주는 앨범이었다면 스왈로우의 은 이기용 개인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. 그러나 스왈로우의 기조, 즉 어쿠스틱 사운드를 중 심에 둔다는 점에서는 한결같은 앨범이기도 하다. 올해 초 주목할만한 데뷔 앨범을 냈던 루네는 이번 앨범의 몇몇 곡들에서 코러스를 넘어, 이기용과 공동 보컬이라 해도 될 만 큼의 비중을 차지한다. 2집까지는 듣기 힘들었던, 풍성한 키보드 사운드를 제공하는 건 물론이다. 그리고 루네의 키보드는, 일렉트릭 기타의 역할을 상당부분 대체하며 절묘한 앙상블을 이끄는 주역이 된다. 2집에서 어쿠스틱 기타와 멜로디의 축을 이루던 바이올린 또 한 여전히 네 현을 미끄러진다. 기타만으로 시작된 스왈로우의 무기고가 가득 찬 것이다. 새로 도입된 무기들이 스왈로우가 지향하는 어쿠스틱의 질감을 더할 나위 없이 풍성하게 하고 있음은 물론이다. 아무리 무기가 많아도 쓰임새가 부적절하다면 예산낭비다. 룩셈부 르크를 공격하기 위해서 핵버튼을 누르는 격이 된다. 음악계에서는 흔히 그런 걸 '자의식과잉'이라고 부른다. 만약 이 앨범이 [Sun In sane]의 연장선상에 머물러 있었다면 그럴 공산도 있었다. 하지만 그러나 [It]은 그런 오류를 범하지 않는다. [It]은 허클베리핀의 앨 범 넉 장을 포함, 이기용이 그동안 만들었던 음반 중 가장 보편적인 정서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. 한마디로 말해서, 팝이라는 얘기다. 이 앨범에는 그간 허클베리핀과 스왈로우의 음반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밝은 멜로디가 담겨 있다. '자이언트'는 그 대표적인 노래다. 이것이 이기용의 기타 리프인가, 싶을 정도로 장조로 전개되는 이 노래는 반복적 점층과 반전이 오가는 구성, 아기자기한 편곡이 돋보 이는 기타 팝이다. 물론 이기용이 만들어 온 노래들 중에도 기타 팝이라 칭할 수 있는 노래는 있었다. 하지만 '자이언트'는 쓸쓸함, 어두움 따위의 수사를 때어내고 그 자리에 밝음, 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는 최초의 노래일 것이다. 그리고 이런 흐름은 앨범 전체 에 조금씩 흩뿌려지며 스왈로우의 자리를 포크에서 팝으로 이동시킨다. 그러니 이 앨범에서 스왈로우에게 장착된 무기, 즉 풍성한 편 곡은 스마트 미사일처럼 적재적소를 타격하며 앨범의 정서와 지향점에 정확히 이바지할 수밖에 없다. 이 앨범을 팝이라 규정한다 하여, 그게 곧 타협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. 전혀, 그렇지 않다. 최근의 인디 팝 하면 주로 떠오르 는, 크리스피 도넛 한 박스를 먹은 듯 혀가 아릴 정도의 그 달달함과 깃털만 달아도 능히 공중부양이 가능할 것 같은 가벼움은 [It]과 는 서울과 부에노스 아이레스만큼이나 멀고멀다. 첫 곡 'Show'에서 끝 곡 '비늘'에 이르는 흐름은 한결같다. '비늘'은 초창기 기타 노 이즈를 통해 뿜어내던 록의 에너지를, 어쿠스틱 기타와 신시사이저로 치환시킨 차분한 격렬이다. '죽이다' '자폐'같은 초기 곡들에 대 한 10년 후의 대답이다. 10년 전과 똑같은 얘기만 하고 있으면 정체가 되고, 10년 전의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으면 변절이 된다. 그 정도의 시간을 잘 저어 왔을 때, 인간은 비로소 한결같되 여유로워진다. [It]에 밝음과 진정성이 공존할 수 있는 이유는 그 시간의 흐름이 잘 버무려져있을 것이다. 밤이 낮이 되어 해가 드리워진다 해도, 나무는 한 자리에 머문다. [It]은 어두운 새벽에서 출발한 스왈로우, 즉 이기용의 세월이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땅 깊은 곳에서 맑은 물을 빨아올리며 자라온 나무처럼 흘러왔음을 보여주는 지 표다. 다른 훌륭한 1세대 뮤지션들과 마찬가지로, 늙지 않되 여유를 얻은 중견이 되었음을 말해주는 음악이다. 늦여름의 활엽수마냥 풍성하고 여유롭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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